쫄깃쫄깃 한글자(32) 상처를 스카프로 가려주는 배려심이 필요하다 scarf
쫄깃쫄깃 한글자(32) 상처를 스카프로 가려주는 배려심이 필요하다 scarf
  • 이강석 (‘특허받은 영어학습법’ 저자)
  • 승인 2018.12.05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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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건 몸에 난 상처이기도 하고, 마음속에 아로 새겨진 상처이기도 하다.

육체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상처를 얻었던 기억이 희미해지는데,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또렷해진다. 상처는 내가 얻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에게 남긴 상처도 있다.

내가 받은 상처는 분명히 기억나는 데 내가 남에게 준 상처를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

‘두번째 화살을 맞지 마라’라는 부처님 말씀이 있다.

내가 받은 상처를 가슴에 담고 괴로워하는 것이 바로 스스로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는 ‘상처는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상처에 대한 치유는 상처를 준 상대에게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치유하는 것이 좋다.

상처를 받았다는 생각을 계속 잡고 있으면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내가 거기에 매달리게 된다. 내 마음 속에 스스로 지울 수 없는 화인을 남기는 것이다. 상처를 얻었지만 상처라고 할 것이 없음을 알고 상처를 준 사람을 이해하면 상처에 대한 고통은 사라진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상처는 나를 따라 다닐 것이다.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상처를 준 상대를 용서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상대를 용서함으로써 내가 무심코 상처를 준 사람부터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의 상처를 감싸 안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내가 필요한 물건을 다 만들어 쓸 순 없지만, 내가 필요한 마음은 다 만들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 마음 중의 하나가 바로 용서이다. 내 상처가 치유되면 타인의 상처를 감쌀 수 있다.

어떤 아이가 어릴 때 엘리베이터 사고를 당한 적 있다. 1층부터 6층까지 끼어 올라갔기에 그 아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아이의 온몸에 상처가 남았음은 물론 병원도 제대로 오지 않는 가해자들로 인해 정신적인 상처도 너무도 크게 겪었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 전에는 병원비 지급을 할 수 없다고 할 때는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수술 후 아이는 살 수 있었고, 피해자로서의 분노가 지나쳐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가해자의 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았다.

그 후 승강기안전관리협회에서 아이의 일을 엘리베이터 사고 해결의 모범사례로 보고 ‘다시는 사고 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30분짜리 영상물을 만들어 매년 승강기 안전 관리요원들의 교육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scarf에는 ‘상처’라는 뜻의 scar가 들어 있다. 내 목에 상처가 보기 흉해 스카프로 가린다고 한 번 생각해보자.

스카프로 상처를 가린다는 것은 내 스스로 치유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한 자신이 대견해서 멋진 스카프를 매준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내 상처를 치유하며 얻은 용서의 마음으로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을 때, 내가 맸던 스카프로 다른 사람의 상처를 덮어준다고 생각해 보자.

내가 상처를 받아 봤고, 그것을 치유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상처를 감싸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그런 뜻에서 세월호 참사를 당한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노란 리본을 단다는 것은 살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를 치유한 그 마음으로, 아픈 상처와 트라우마를 지니고 다니는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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