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옹달샘- 남쪽바다. 자유와 평화, 그리고 꿈이 있는 곳
숨은 옹달샘- 남쪽바다. 자유와 평화, 그리고 꿈이 있는 곳
  • 김영수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감사)
  • 승인 2018.12.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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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같은 섬 완도군(莞島郡)은 빙그레 웃을 완(莞)과 섬 도(島) 자를 쓴다. 완도를 주 섬으로 201개의 섬(유인도 55, 무인도 146)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당도(金塘島)는 유인도 중 하나다. 행정구역은 완도군에 속하지만 고흥군에 인접하여 절경 금당팔경을 관광하려면 거금대교(居金大橋)를 건너 금진항에서 유람선을 타야한다.

거금대교 광장에 ‘꿈을 품은 거인’ 조형물이 길손을 반긴다. 인간이 대우주를 닮은 소우주로 표현한 것에 착안해 고요히 잠들어 있는 고흥을 깨어난 거인으로 표현했다.

거인은 하늘너머 우주의 별에 손이 닿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고흥군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하나의 작은 우주로 군민들이 이루어내는 화합의 에너지가 그 염원을 이루는 순간을 표현하여 ‘고흥은 우주다’라는 뜻도 담겨있다.

유람선 나라호에 승선했다. 장흥에서 왔다는 단체관광객 일행이 나누어준 회 무침과 갓 담아온 배추김치에 삭은 홍어, 돼지고기 어울린 삼합 한 쌈에 입안이 톡 쏘이고, 콧잔등이 얼얼해지면서 혀끝에 감도는 ‘알싸한 맛’이 감돈다. 전라도 후한 인심과 정취가 느껴진다.

동쪽으로 고흥반도와 서쪽으로 장흥반도 사이 득량만 끝자락에 자리한 금당도는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이나 금산면 우두항 또는 장흥군 회진면 노력항을 통하여 접근 할 수 있고, 보성, 강진과 바닷길을 이어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뱃고동 소리에 바닷길이 열리고 거금도와 금당도 사이 섬, 전체가 미술관이 된 연흥도를 좌측으로 끼고 지나자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호남의 명산 장흥 천관산이 멀리 시야에 들어온다.

만추로 가득한 물결이 햇살을 머금어 은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물결을 이룬다.

조선 영조 때 이중환의 인문지리서 택리지 복거론 해산(海山)편에 완도는 전라도 강진 바다 가운데 있어 과거 신라 청해진으로 장보고가 웅거한 곳이고, 육지에서 10리 떨어져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해금강과 견준다는 비경이다. 깎아지른 기암괴석이 해송과 어우러진 섬, 억겁의 세월 속에 파도와 비바람이 빚어 연출한 금당팔경이 전개되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바다는 푸르고 잔잔하다.

해안절벽 따라 이어지는 제1경 병풍바위와 제2경 부채바위는 굳이 제주도 서귀포 해안의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나 광주 무등산 서석대와는 또 다르다. 남해의 고옥한 물빛과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 뛰어난 관광자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멀리 무인도 하우도를 바라보며, 제3경 율포항 뒤쪽 산중턱에 거대한 자태로 가부좌를 하고 있는 스님바위 염불소리가 쩽그렁하고 산 정상에 부딪쳐 들려오는 듯하다. 좌측으로 뱃머리만 돌려도 닿을 듯 말 듯 한 섬, 고래가 나는 것처럼 생긴 비견도가 길손을 맞이하고 있다. 용암이 흘러간 거친 상처자국을 보듬어 자연은 암각위에 추상화를 연출하고 있다. 제4경 교암청풍이다.

세포리 포안 입구 갯바위, 선상낚시꾼들을 바라 보노라면 느낌만으로도 청량한 바람불어와 홍진에 묻은 마음 조리로 일어 한줌 담아본다.

제5경 금당절벽, 제6경 초가바위가 물아래 어른거린다. 제7경 코끼리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가 큰 코를 내밀고 있다.

제8경 대물 남근석은 피사체를 잡는 순간 획 지나갔다.

대화도 중화도를 반환점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푸른 바다 위에 마치 구슬을 뿌려놓은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을 이룬다. 꽃 섬 용머리, 흔들바위 사봉세우, 천불전, 상여바위, 거북이바위, 매바위, 버섯바위, 악어바위 등의 ‘금당33경’풍광이 기억을 채운다.

금당도와 관련된 선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자.

금당도(金塘島)를 소재로 하여 창작된 전남 지방의 유일한 해양가사 금당별곡은 장흥에서 완도까지 가는 바닷길을 선계를 연상하듯 황홀한 신비경을 묘사한 특징을 보인다.

대자연을 대하는 초연한 자세, 경이로운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환상적인 세계를 알린 조선 후기의 문인 수우옹 위세직(1655~1721) 기행가사다.

제주도와 완도 해상에서 폭풍으로 표류하다 중국을 거쳐, 정조 21년 윤달인 6월 4일 고국으로 돌아온 후 ‘표해가(漂海歌)’를 남긴 이방익(李邦翼)은 고행 담에서 바다를 건넌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기는 하나 지내고 보니 호쾌한 남아의 일이라며 체험한 바다를 찬미하는 글을 남겼다.

강진 출신 김영랑 시인은 ‘바다로 가자’라는 시에서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우리 인제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옳다 그리하여 가슴이 뻑은 치야/우리 모두 다 가잤구나 큰 바다로 가잤구나.

이렇게 바다에 대한 진취성과 당당한 포부를 가질 것을 면려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섬, 슬로시티 청산도는 느림의 여유, 쉼이 느껴지는 힐링의 섬이다.

보길도는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가 윤선도의 발길을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다운 섬이다. 남쪽바다 그곳에는 자유가 평화가 세계와 우주를 향한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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